직장생활 중 뜻하지 않게 큰 금액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이 급하게 필요하거나 가족의 치료비를 마련해야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럴 때 떠오르는 제도가 바로 퇴직금 중간정산인데요.
원칙적으로 퇴직금은 퇴사한 이후에 지급되는 것이지만, 일부 사유에 해당할 경우 근로자가 재직 중이라도 퇴직금을 일부 정산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단, 모든 상황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며, 법에서 명시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회사의 동의도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한 사유와 절차, 주의할 점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퇴직금의 의미와 계산 방법
퇴직금이란?
퇴직금은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가 퇴직할 때 사업주로부터 지급받는 금전적인 보상입니다.
근로기준법에서는 동일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경우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평균임금 기준
퇴직금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여기서 평균임금이란 퇴직일 기준 직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총임금을 해당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3개월 동안 900만 원을 수령했고 이 기간이 90일이었다면, 평균임금은 약 10만 원이 됩니다.
이를 기준으로 퇴직금은 30일분 이상 지급되어야 하므로 약 300만 원 이상이 되는 구조입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한 경우는 언제일까요?
퇴직금은 퇴사 후 지급이 원칙이지만, 법적으로 허용된 일부 사유에 한해서 근무 중에도 일부 금액을 정산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한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주택 관련 사유
-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 무주택 근로자가 주거 목적의 전세금 또는 보증금을 부담하게 된 경우
두 경우 모두 본인이 무주택자임을 증명하고, 계약서 등의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건강 문제로 장기 요양 시
- 본인 또는 배우자, 혹은 동일한 가구의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요양해야 하는 경우
이때는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진단서와 요양 기간이 포함된 자료가 필요합니다.
법적 절차에 따른 사유
- 근로자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청한 날 기준 5년 이내에 파산선고 또는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해당 법원의 결정문 사본을 준비해야 합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영향
- 주 52시간제 등으로 인해 근로시간이 단축되어 퇴직금이 줄어드는 것이 명확한 경우
회사 내부의 근로시간 변경 내역과 퇴직금 감소 추정자료가 활용됩니다.
천재지변 등 고용노동부장관이 인정하는 기타 사유
- 지진, 홍수 등 불가항력적인 재해로 인해 생계에 큰 영향을 받는 경우
해당 사유가 정부나 고용노동부에서 인정된 경우에 한해 가능하며, 피해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 절차와 필요 서류
퇴직금 중간정산은 신청한다고 해서 바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사유를 증명하고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기본적인 신청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당한 사유 여부 확인
- 증빙서류 준비
- 주택 구입: 등기부등본, 매매계약서 등
- 전세 계약: 임대차 계약서, 전입신고서
- 질병 요양: 진단서, 입·퇴원 기록
- 법원 결정: 파산/회생 결정문
- 중간정산 신청서 작성 및 제출
- 회사 내부 검토 및 승인
- 정산금 지급
중간정산 이후에는 해당 기간까지의 근속연수에 대한 퇴직금만큼을 지급받게 되며, 나중에 실제로 퇴직할 경우에는 중간정산 이후부터 퇴직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다시 퇴직금이 산정됩니다.
근로자와 회사, 모두 확인해야 할 사항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는 없습니다
법적 요건을 갖췄다고 해서 회사가 반드시 퇴직금 중간정산을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 인사 정책, 내부 규정에 따라 승인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전에 인사팀이나 담당자와 충분히 상담하고 협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퇴직금의 일부만 정산됩니다
퇴직금 전체를 미리 받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시점까지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정산되는 것이며, 남은 근속기간 동안 퇴직금은 다시 누적됩니다.
이로 인해 퇴직금 계산 시 혼동을 줄이기 위해 문서로 정확히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경우에 중간정산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퇴직금은 미래의 생활 안정에 필요한 자산이므로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중간정산을 신중하게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신혼부부로서 무주택 상태에서 전세자금 마련이 시급한 경우
- 가족의 중병 치료비 마련이 필요할 때
- 갑작스러운 천재지변 등으로 가계 유지가 어려운 경우
- 개인회생 등으로 인해 당장의 현금 유동성이 절실한 경우
단, 위 사유들 모두 해당 법령의 기준을 만족해야 하며, 회사의 내부 승인 또한 필수이므로,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논리적으로 사유와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퇴직금은 근로자의 노후를 위한 중요한 권리지만, 인생의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법적으로 허용된 상황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중간정산 제도는 위기 상황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중간정산은 예외적인 제도이며, 신청 전 반드시 법률상 요건을 확인하고 회사와 사전 조율을 거쳐야 합니다.
제도를 오남용하지 않고 꼭 필요한 상황에서 현명하게 활용하신다면 퇴직금의 가치를 두 번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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